이 앨범의 이름 ‘식탁’이 가진 의미는 가족들이 유일하게 한 곳에 모여 앉은자리를 뜻한다. 가장 가까운 것 같지만 멀다고 느껴지는 그리고 쉬울 것 같지만 결코 쉽지 않은 나의 가족.. 그들의 이야기를 나의 음악으로 풀어보았다.
01.별하나
(딸의 자장가)
나에게는 딸(은재)이 있다. 그 아이가 갓 8살이 되던 해, 잠들기 전 침대에 같이 누워 이런저런 이야기와 아무런 노래들을 부르며 잠들곤 했는데, 은재가 즉흥적으로 아무렇게나 뚝딱 만들어낸 멜로디와 가사가 너무 아름다워 그 자리에서 녹음을 해 두었다. 한동안 그 녹음 파일을 들으며 여기저기 다듬어서 꼭 이건 노래로 완성 시켜야겠다고 계획 한 것이 이루어진 것이다. 앞뒤가 맞지 않은 엉뚱한 내용의 가사 이지만 그 자체로 맑고 순수함이 느껴졌다. 이 노래는 은재의 자작곡이다. 훗날 은재에게 큰 선물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02.영덕소년
(고향을 그리워하는 우리아빠)
세월의 흐름에 따라 멀어지는 고향과 어린시절.
이제는 그 곳에 가더라도 예전의 모습은 볼 수가 없다. 좋았던 옛 시절도 가족들도...
영덕이 고향이신 아빠가 그 곳에서 아름답고 행복했던 시간을 그리워 하는 것 같다고 느끼는 때가 많았다. 옛날이야기를 할 때 가장 신나는 아빠는 그 한 때의 좋았던 기억들을 떠올리다가 마지막에 따라오는 말은 항상 그럴 때가 좋았지.. 그리워한다는 것이다. 아빠의 그런 마음을 더 깊숙이 들여다 보며 이 노래를 만들게 되었다.
03.거울
(내게 비치는 엄마의 모습)
우리 엄마 잔소리는 나를 항상 괴롭게 했다. 어릴 땐 단순히 그 잔소리들이 싫기만 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로 살다보니 내 모습에서 엄마와 비슷한 모습들을 볼 때가 많다. 나는 내가 그토록 싫어하던 잔소리를 남편과 아이에게 똑같이 하고 있었다.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걱정과 관심이 잔소리가 되어 그들을 괴롭혔다. 한편으로 엄마의 마음을 너무나도 이해하게 되었다. 엄마가 되고나니 내 모습에서 엄마가 선명하게 비친다.
04. 도룡뇽 잡을 때부터 알아봤지
(오빠와는 너무 다른 나)
어릴b적 오빠와의 추억을 떠올리면 늘 벌레와 식물을 관찰하고 동물에 관심이 많았다. 반면에 나는 작은 벌레 하나도 겁을 내는 편이다. 오빠를 따라 다니면 싫어하는 벌레를 잡으러 다녀야 해서 나는 항상 겁에 질려 있었다. 그렇게 자라나 오빠는 어른이 되어서도 사육사 라는 직업을 갖게 되었고, 여전히 동물박사 이다. 같은 엄마뱃속에서 나와도 달라도 너무 다른 우리의 에피소드를 담아 보았다.
05.애주가
(애주가 남편)
술에 살고 술에 죽는 남편, 그를 떠올리면 술은 절대 빼 놓을 수가 없다. 그를 위한 노래를 만들어 보고자 했다. 우리가 술을 마시는 이유를 떠올려 보았다. 기뻐도 즐거워도 슬퍼도 쓸쓸해도 찾게 되는게 술이다. 몸에 해로운 걸 알면서도 술로 위로를 받고 앞으로 또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술 한잔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면 오늘 만큼은 내일이 없는 것 처럼 한번 마셔봐도 좋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