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대중에겐 조금은 낯설은 Fusion Band, Wave의 첫앨범이 발매됐다. 그러나 결성된 지 7개월만에 27회의 정기 공연과 20여 차례의 각종 외부공연을 가질 만큼 공연장이나 재즈 라이브바를 자주 찾았던 이들이라면 이미 눈익음은 해 놓았을 법하다.
Wave는 Saxophone 김용수, Guitar 박지혁, Piano 김영락, Bass 황인현, Drums 이상훈으로 구성된 퓨전 재즈 밴드이다. 각각 다른 음악적 색깔과 독특한 개성을 지닌 이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많은 세션 경험과 밴드 활동을 해왔다. 이러한 배경과 더불어 유학 등을 통해 다져진 연주 실력과 탄탄한 팀웤으로 젊은이답지 않은 음악을 펼쳐 보인다. 또한 록밴드를 능가하는 격렬한 무대 매너, 댄스 팀을 무색케 할 정도의 독특한 안무와 개그 콘서트를 연상케 할 정도의 재치 있는 공연 진행까지 겸하여 라이브에서는 상당한 팬을 확보하고 있기도 하다.
이 데뷔 앨범은 전체적으로 시선하고 세련된 음악적 색깔과 밝고 경쾌한 리듬이 주조를 이루고 있으며, 그 위에 감성적인 멜로디 라인이 놓여있다. 물론 모든 곡은 멤버들의 자작곡이며, 11곡의 수록곡 중 1곡만이 보컬곡이다. '심연', 'Pocket Princess', '8th Floor'은 Saxophone 위주의 멜로디가 돋보이는 곡들이다. 도입부에서 러쉬 아워의 답답함을 독특하게 기타 사운드가 그대로 들려주면서 시작하는 'Rush Hour'는 깔끔하고 경쾌한 기타 연주와 더불어 전체적으로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는 곡이다. 또한 이 앨범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곡은 앨범 오프닝 곡인 'D. Street'와 'Chaos'이다. D. Street'는 파워풀한 락 퓨전곡으로 펑키한 스타일의 각 악기들의 연주가 돋보인다. 이 곡은 'Funky Station'이란 이름으로 보컬곡으로도 불러졌는데 요즘 재즈 씬에서 가장 각광 받고 있는 웅산이 보컬리스트로 참여했다. 또한 현란한 리듬의 'Chaos'는 독특한 베이스 주법을 감상할 수 있는 곡이다.
그들은 침체돼 있는 재즈 씬이 다시 부활할 수 있도록 '젊은 물결'을 일으키고자 하는 의도에서 'Wave'라는 팀명을 지었다고 한다. 재즈와 록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 데뷔 앨범은 단연 그들의 연주력과 각각의 개성을 살린 곡들을 유심히 들어보는 것이 관건이다. 이들은 더이상 일본의 T-Square나 Casiopea 등의 외국 연주밴드 음악이 대부분 우리 나라 방송 시그널이나 BGM으로 사용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당찬 기개와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들의 이러한 모습은 매주 화요일마다 대학로 딸기 소극장을 찾는다면 언제든지 볼 수 있다. 참고로 이들의 앨범을 갖게되면 속지에 담긴 공연 초대권으로 이들을 직접 만날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행운을 함께 가질 수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