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주 [영원히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故 권혁주의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가 담긴 세계 최초 음반
4년 전, 우리의 곁을 떠난 그가 남긴 모든 음악을 기록해가는 프로젝트의 첫 시작
권혁주, 그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그의 눈빛이 떠오른다. 사람의 가장 밑바닥까지도 바라보는 투명함의 결정. 그래서일까. 그의 눈빛에선 가장 먼저 바이올린이 생각난다.
그에게 바이올린이 마치 숨 쉬는 것만큼이나 당연한 것이었고, 그래서 꼭 해야만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마치 매 순간의 호흡이 우리를 살게 해주는 것처럼. 그래서일까. 지금은 우리 곁에 없는 그의 자리가 무척이나 깊고 넓다. 마지막 순간, 남은 한숨마저 현을 긋는 일에 썼던 그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런 우리의 그리움을 다독여주기라도 하듯, 그는 수많은 음악을 남겨주었다.
아티스츠카드는 이 음악들을 천천히, 그러나 모두 기록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하려 한다. 매우 무거운 무게감을 지녔지만, 언젠가는 꼭 해야만 하는 일이기도 하다. 영원히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의 위대한 유산이 드디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 시작으로, 그가 연주한 바흐의 독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을 골랐다. 어머니 이춘영 여사가 직접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했기에 더욱 특별한 이 음악은, 염종성 엔지니어의 마스터링 아래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났다. 이렇듯 여러 사람들의 귀중한 손길을 거쳐간 이 연주에 권혁주는 한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담아냈는데, ‘작별하는 이의 애절함’이 바로 그것이다. 만 13세라는 앳된 나이에 이를 완벽하게 만들어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그래서, 더 슬프다. 이별을 예감하기라도 하듯, 깊은 여운을 만들어낸 그의 연주가. 또한 아름답다. 그 작은 손길이 만들어낸 아련하고도 사색적인 울림이.
그가 떠난 지도 어느덧 4년이 흘렀다. 세상은 아무렇지 않은 듯 돌아간다. 모든 것은 그저 흘러만 가는 이때, 권혁주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이제 여러분이 그와 함께하길 바란다. 그의 음악으로 인해 눈물짓고, 위로받게 되길 바란다. 또한 그로 인해 권혁주의 이름 석 자가 오래도록 기억되길 희망한다. 그렇게 인간 권혁주는 곁에 없지만,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하길,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본다.
[Track]
1. Bach: Partita for Solo Violin No.2 in d minor BWV1004 2. Corrente
2. Bach: Partita for Solo Violin No.2 in d minor BWV1004 3. Sarabanda
3. Bach: Partita for Solo Violin No.2 in d minor BWV1004 4. Giga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