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주 [영원히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故 권혁주, 그가 연주한 가장 어려운 바이올린 음악이 최초로 공개된다.
4년 전, 우리의 곁을 떠난 그가 남긴 모든 음악을 기록해가는 프로젝트
2016년 연주 실황
아티스츠카드의 권혁주 메모리얼 프로젝트. 이제 그가 연주한 최고난도 바이올린의 대표주자,
파가니니의 24개 카프리스 중 마지막 24번을 소개하고자 한다.
카프리스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표출되는 음악으로, 수많은 연주자가 이 곡을 통해
자신의 판타지를 맘껏 표출해왔다. 그 유명한 파가니니 또한 24곡으로 엮인 바이올린 카프리스를 만들었는데,
문제는 그의 실력이 너무나 압도적이었다는 것이다. 수많은 연주자가 이 곡 앞에서 자신의 한계를 느껴야만 했고,
점점 그의 카프리스는 오랜 기간 정상 연주하기 거의 불가능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렇게 파가니니의 이름에는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란 이름이 추가된 것이다.
하지만 권혁주에겐 그다지 문제 되는 것이 아니었다.
악명 높은 테크닉이 무색하리만큼, 그는 이 곡을 완벽하게 연주하여 우리에게 들려주었으니까.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란 무시무시한 이름이 권혁주의 앞에서는 그냥 ‘파가니니’란 수많은 클래식 음악 작곡가 중 한 명이
되고 마는 현실이 놀랍기만 하다.
하지만 실상을 알고 나면 이 위대한 승리가 이미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었다는 걸 알게 된다.
3세의 어린 나이, 아직은 여리기만 손가락으로 바이올린 현을 짚었고, 초등학교 2학년의 나이인 9살에 장학생으로
러시아 유학길에 오른 권혁주. 이후 [하이페츠의 후계자]로 불리며 칼 닐센 바이올린 콩쿠르에서의 한국인 최초 우승과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의 입상했던 그가 연주한 가장 어려운 바이올린 음악이 이 음반에 담겼다.
듣기 전에 한 가지만을 생각해보는 게 어떨까. 가장 어려운 바이올린 음악과 이것을 가뿐히 연주해내는 권혁주의 모습을.
2020년, 앞자리가 바뀌는 해이자, 그가 우리 곁을 떠난 지 4년째가 되는 해이기도 하다. 정신없는 일상이 이 사건을 우리의 기억 속에서 점점 희미해지게 만드는 지금, 이 음악들만이 남아 지난 기억을 생생하게 일깨운다. 그가 너무 빨리 떠나간 것도,
그 빈자리가 주는 부재감까지도.
이제 다시금 느껴보자. 우리의 슬픔을 치유하는 그의 음악을, 이를 통해 떠나간 이에 대한 그리움을 이겨내는 소망을.
그렇게 인간 권혁주는 곁에 없지만,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는 생생하게 살아 함께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본다.
[Track]
Paganini: 24 Caprices for Violin Op.1 No.24 in a mino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