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주 [영원히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故 권혁주, 모리스 라벨이 만든 고전적 틀 속 현대적 울림을 연주하다
4년 전, 우리의 곁을 떠난 그가 남긴 모든 음악을 기록해가는 프로젝트
2011년 연주 실황
아티스츠카드의 권혁주 메모리얼 프로젝트.
그가 연주한 모리스 라벨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을 소개하고자 한다.
프랑스 인상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 라벨은 사실 ‘고전주의자’ 란 이름 또한 잘 어울린다.
그의 작품 속 재료들은 동시대의 음악 재즈를 가져올 만큼 현대적이고 세련됐지만,
신기하게도 전체적 틀은 그가 사랑한 모차르트의 음악처럼 고전적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런 그에게 ‘현재의 음악을 과거의 틀로 구성했다’는 의미로 ‘신고전주의자'란 이름을 붙여주었다.
라벨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 또한 이러한 의미에서 ‘신고전’적인 작품이 될 것이다.
권혁주는 이런 라벨의 음악을 가장 잘 이해한 연주자였다.
모스크바 방송 교향악단,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유수 악단들과 협연하고,
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 칼라치 스트링 콰르텟, 올림푸스 앙상블의 리더 등을 통해 그는 바이올린의 독주와 앙상블 두 분야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음을 또한 증명했다.
그래서 그가 연주한 바이올린 소나타가 가장 완성도 있는 울림을 들려주는 것이 아닐까.
어떻게 ‘하이페츠의 후계자’라 불린 그의 명성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 빛을 발하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는 순간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가 이 연주를 통해 옛것과 새것 사이의 조화와 균형을 들려준다는 것이다.
‘옛것은 진부하고 새것은 무모하다’는 말. 라벨의 소나타는 이 두 가지를 모두 뒤집었다는 의미에서 혁명과도 같았다.
같은 의미에서 권혁주의 바이올린 연주 또한 혁명이다.
그의 보잉 안에서 음악은 옛것의 무게감과 깊이, 그리고 새것의 세련됨과 활력을 동시에 뿜어내기 때문이다.
[신고전주의], 이 말이 음악을 넘어 아티스트에게도 붙어야 할 기념비적인 헌사임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온고지신], 이제 우리는 ‘옛것을 알고 새것을 배운다’란 이 의미가 음악에까지 확장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 4년 전 옛사람이 된 그가 이 음악을 통해 생생한 현재의 음악을 들려준다는 점에서
[온고지신]은 권혁주 그 자체를 대변하는 말에 다름 아니니까. 이제 음악을 들어보자.
권혁주가 연주한 라벨 [바이올린 소나타 2번]속 [신고전주의]가 악보와 음향의 차원을 뛰어넘어 여러분의 삶에도 은은한 [온고지신]의 향기가 되길 바라마지않는다.
[Track]
Ravel: Violin Sonata No.2 in G Major M.67 mov.1 Allegretto
Ravel: Violin Sonata No.2 in G Major M.67 mov.2 Blues. Moderato
Ravel: Violin Sonata No.2 in G Major M.67 mov.3 Perpetuum mobile. Allegro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