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의 냇물에서 건져온 노래들
- “생각의 여름”과 우리 현대시의 작은 만남 <시냇가>
“생각의 여름“이 《생각의 여름》(2009), 《곶》(2012), 《다시 숲 속으로》(2016), 《The Republic of Trees》(2019), 《손》(2022)에 이어 여섯 번째 작업 덩어리이자 두 번째 정규 밖 프로젝트 음반 《시냇가》를 선보인다.
《시냇가》는 시 안쪽의 노래, 또는 시로 된 개울의 가장자리 등으로 읽을 수 있게 마련된 표제이다. 문태준, 신해욱, 유희경, 장석남, 이혜미, 민구, 황인찬, 김복희 시인이 발표한 작품들의 전문 혹은 일부를 가사로 하여, 그로부터 느껴진 청각 언어적 리듬과 질감을 꺼내 음악으로 빚은 시도의 묶음이다.
음악가는 이 노래들이, 눈 속에 담긴 커다란 풍경으로서의 시 앞에 작은 캔버스를 놓고 보이는 것을 나름대로 그리는 풍경화에 비유해볼 수 있다고 여긴다. 구상(具象)적 요소를 지니고 있지만, 원래의 풍경을 최대한 닮아내려 함에 그 목적을 두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차라리 풍경과 풍경화를 나란히 놓은 뒤 그 ‘사이’를 보는 경험을 짓고, 겪고, 또 전달하는 행위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노래들은 “노래가 된 시”라기보다 “시로부터의 노래” 혹은 “시에서 건져온 노래”들이다.
시들의 원 출처는 다음과 같다. (음악의 제목은 시의 제목과 모두 같다.)
1. <눈사람 속으로>: 문태준 시집 『아침은 생각한다』(창비, 2022) 50쪽.
2. <모르는 노래>: 신해욱 시집 『간결한 배치』(민음사, 2005) 16-17쪽.
3. <남아 있다>: 유희경 시집 『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문학과지성사, 2018) 88-89쪽.
4. <오솔길을 염려함>: 장석남 시집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문학동네, 2012) 27쪽.
5. <원경>: 이혜미 시집 『빛의 자격을 얻어』(문학과지성사, 2021) 9-10쪽.
6. <이어달리기>: 민구 시집 『당신이 오려면 여름이 필요해』(아침달, 2021) 46-47쪽.
7. <종로사가>: 황인찬 시집 『희지의 세계』(민음사, 2015) 40-41쪽.
8. <잃기>: 김복희 시집 『스미기에 좋지』(봄날의책, 2022) 16-18쪽.
[만든 이]
제작: 박종현
작시: 문태준(곡 1), 신해욱(곡 2), 유희경(곡 3), 장석남(곡 4), 이혜미(곡 5), 민구(곡 6), 황인찬(곡 7), 김복희(곡 8)
작곡, 편곡: 박종현(모든 곡)
노래와 기타, 건반 연주: 박종현(모든 곡)
믹싱과 마스터링: 민상용/스튜디오 로그
커버 디자인: 김기조
로고 디자인: 변인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