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뒤척이다 겨우 잠들었는데 어느새 본분을 다하며 울려 대는 알람 소리에 가장 자고 싶은 순간 기상을 맞이한다.
이 편안한 침대로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 꽤 많은 감정 낭비와 하기 싫은 시간들을 보내고 와야 한다는 생각에 걱정과 불안함이 엄습하지만 맛도 모르고 마시는 카페인으로 애써 덮어본다.
그렇게 아직도 서툴고 부족한 우리의 일상은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한 군인처럼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그저 달려가라 해서 달려가고 있다.
그래도 버티다 보면 이기는 법 잘 싸우는 법을 배울 만도 한데 이놈의 세상은 덜 아프게 다치는 법 다쳐도 질질 끌고 달리는 법만 알려줘 이기지도 지지도 않는 하루를 보내고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온다.
붐비는 지하철마저도 버틸 힘이 없어 환승 게이트랑 가장 먼 지하철 끝 10-4로 걸어가 의자도 없는 벽에 등을 기대는 순간 맞은편 게이트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나와 똑 닮은 너를 발견한다.
왜 이리 익숙한지 왜 이리 측은하지 왜 너를 응원하고 싶고 나는 아니어도 너는 힘 있게 미소 지으며 집에 가길 바라는지
입 밖으로 내뱉지도 않을 테고 말한다고 들리지도 않을 텐데 이 마음이 전달된다면 온 마음을 다해 말해주고 싶었다.
오늘 하루도 고생했어 잘하고 있어 잘살고 있어
반대편의 너와 눈이 마주치고 깨달았다.
너도 나에게 말하고 있구나
오늘 하루도 고생했어, 잘하고 있어 잘살고 있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