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 [30 & 30]
- 30 & 30
다섯 살 무렵, 문득 아버지가 되는 방법이 궁금해졌다. 나와 친구들의 아버지를 관찰해보다가 '나이가 서른이 넘으면 아버지가 되는 것'이란 우스운 결론을 내렸었다. 어느덧 나는 서른 즈음에 와있다. 하지만 친구들 중에서도 아버지가 된 녀석은 거의 볼 수 없다.
'삼포세대'라는 말.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는 것 조차 팍팍한 세대를 일컫는 수식어. 어른이 되면 저들처럼 멋진 꼬리를 가질 것이라고 막연한 기대를 가졌었다. 하지만 약속한 시간이 되어도 꼬리는 자라지 않았다. 이대로 꼬리가 나지 않는 삶을 받아들일 것인지, 자라지 않는 꼬리를 자라게 할 방법을 찾을지. 다만 갈팡질팡하고 있을 따름이다. 그들의 '30'과 나의 '30' 사이에서.
- Thirty & Thirsty
곡은 굉장히 직설적이다. 복잡한 은유도 화려한 수사도 없이 서른이란 지점과 갈증에 대해 토로한다. 짙은 밤을 조여오는 새벽처럼 밀도를 높이는 인트로. 성실한 아침이 가장 괴롭다.
이제부터 시작될 고단한 하루가 과연 내일로 이어지는지 알 수 없는 탓이다. 흔들리는 기타 리프에 몸을 싣고 멜로디가 흘러간다. 갈망을 노래할 때도, 비관을 노래할 때도 곡은 달뜨지 않고 메마른 톤을 유지한다. 이 상실감은 가져보지 못한 것으로부터 찾아왔음을 알고 있는 탓. 분노보다는 호소에 가깝다. 이것이 지나친 욕심인지, 바래선 안 되는 것인지. 냉담한 목소리가 되려 처연하다. 삼키지 못하고 터져 나온 애원도 일상처럼 다시 찾아온 리프 속에 묻혀 잦아든다.
글. 권세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