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늦어서 미안해. 전하고 싶었던 말들을 아주 오랫동안 모아두었다 지금은 많이 잃어버리고 말았어. 기다리지 않았대도 꼭 한 번쯤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너의 목소리가 이제 잘 기억이 나지 않아. 많이 따듯하고 조금은 어리숙한, 너는 그런 사람이었던 것 같아. 일방적인 회상은 실례가 될까. 알면서도 여전히 너에게 나쁜 나를 용서해.
나에겐 이제 많은 것이 남아있지 않아. 여러 번 꺼내본 탓에 지나치게 선명해진 몇 가지의 장면들, 미안하다거나 고맙다는 말들. 그마저도 언젠가 희미해지고 내게서 너의 많은 부분들이 사라지겠지. 나는 아마 그렇게 다시 나로서 살아가야 할 거야.
어김없이 날은 차가워졌고 난 네 이름을 다시 한번 되뇌어봐. 잊어버린다는 일이 도무지 그려지지 않는 글자들. 어쩌면 이것만은 사라지지 않겠다는 기대를 품고서. 네 이름만은 여전히 아주 가까이에 남아있어. 몇 번을 불러도 닳아 없어지지 않고 그 자리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