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위해 도전하는 어느 한 남자의 아름다운 이야기, [The Astronaut Farmer] OST!
번제 우주비행사 파머, [애스트로넛 파머](The Astronaut Farmer)의 오프닝 영상은 관객들에게 거의 담대한 도전의식을 심어준다. 우주복을 입은 한 남자가 말을 타고 평원을 가로지르는 이미지, 이 괴상한 형상은 관객들에게 호기심, 조롱 또는 폭소를 자아내게 하는 영감을 준다. 이 영화가 말하려는 징표는 “지금부터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상황 속으로 들어갈 거니까 당장 타거나 아니면 내려”이다. 혹자는 영화를 몰지각한 터무니없는 작품이라고 부를 것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오직 영화에서나 일어날 법한 이야기”중 하나임에는 분명하기 때문. 우리의 영웅은 찰리 파머(빌리 밥 쏜튼 분)는 우주로 가는 꿈을 가졌지만 정작 우주비행사가 되지 못하고 농장주로 머문 한 남자다. 그는 그러나 우주선을 만들어 꿈을 실현한다. 더구나 매우 근사한 놈을 말이다. 고물상에 주문하고 직접 고른 조각들을 조립하면서 그는 자신의 꿈을 조금씩 성취해간다. 비록 그 과정에서 가족을 빚더미에 앉게 만들지만 때문에 대립이나 분란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그의 아내(버지니아 매드슨 분)와 세 아이들은 뒤에서 묵묵히 그를 지켜본다. 로켓은 가족을 위한 프로젝트라고 믿기 때문이다. 로켓연료 1만 파운드를 주문하면서 찰리는 마침내 정부로부터 주목을 받게 된다. 그런데 좋은 주목이 아닌 나쁜 눈초리다. 혹시 그가 대량살상무기를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정부의 의심을 사게 된 것. 한차례의 공포감이 진정되고 찰리는 여전히 미연방항공국(FAA)과 대처해 협상을 해야만 한다. 미연방항공국은 가내수공업으로 만든 로켓을 타고 우주로 날아가려는 민간인의 시도에 굉장히 적대적이다.
영화는 [꿈의 구장](Field of Dreams)의 기분을 매우 많이 들게 하는 판타지다. 환상적 이야기는 비상한 영역을 넘어 신화적 영토에 도달한다. 한편 인간의 근원에 더더욱 바탕을 둔다. 일련의 사건들은 비현실적 이상주의의 산물처럼 보이지만 상상력의 범위를 완전히 벗어나지는 않는다. 우리는 모두 이상한 꿈들을 가지고 성취해낼 수 있을 거라는 자아도취에 빠져 살고 있지 않은가. 비록 현실의 벽 앞에서 수 차례 좌절을 겪고 결코 이뤄낼 수 없거나 꿈의 용량이 더욱 더 작아지는 걸 실감하면서도 그 끈을 쉽사리 놓으려 하지는 않는다. 우주비행사 파머는 그처럼 누구나 가졌고 지금도 가지고 있고 앞으로도 실현코자 시도하는 모든 이들의 내면에 꾸밈없이 순수한 감정으로 다가온다. 영상을 관통하는 음악 또한 그렇다. 그래미 수상에 빛나는 작곡가 겸 제작자 스튜어트 매튜맨(Stuart Matthewman)이 작곡한 음악은 오케스트라를 기반으로 영화의 내재적 아름다움을 더욱 풍부하게 보충한다. 기본적으로 미국의 풍취를 가진 매우 온화한 스코어다. 기억에 남을 만한 주제적 악상을 수반한다. 영화 내에서 뿐 아니라 밖에서도 독립적으로 멋진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영화의 후반부에 배치된 악곡은 특히 강력한 인상을 준다. 매튜맨 스코어의 최대강점은 완성도 높은 매력적 오케스트라사운드를 들려준다는 데 있다. 그는 이 영화에서 또한 한 장면을 위한 노래도 썼다. 질리언 웰치(Gillian Welch)의 ‘I Made a Lover’s Prayer’. 이 노래는 스코어의 나머지 악곡들과 함께 매끄럽게 어울린다. 미국의 시골풍경을 주 배경으로 한 목가적 음악의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는 컨트리 포크 송이다. 엘튼 존(Elton John)의 ’Rocket Man‘은 영화의 엔드 크레디트 위로 연주되어 나온다. 영화적 영감을 주는 곡 선택.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의 ’The Imperial March‘는 상사로부터 연락 받는 FBI 요원의 휴대전화 벨소리로 흘러나와 웃음을 준다. 고단한 일상 속에서 잠시 몸을 돌려 맑은 공기를 심호흡하고 순수한 시간으로 회귀하는 여정의 음악. 아무리 현실과 유리된 이야기라 할지라도 때론 낙관적인 영화 속에서 희망을 주는 사운드에 휩싸여 한동안 잊고 지내온 꿈을 되찾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에스트로넛 파머]의 스코어는 진부함 속에서 되찾은 나 자신의 진솔한 감정과도 같은 음악이다. 농부가 된 우주비행사의 꿈을 실은 음악 속에서 우리는 그 가치를 다시금 깨치게 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