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음색으로 지금 가장 유니크한 팝을 노래하다
Faye Webster [Atlanta Millionaires Club]
어디선가 들어봤을 것만 같은 낯익은 멜로디와 깨어질 듯 섬세한 음색으로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독특한 러브송을 들려주는 페이 웹스터(Faye Webster).
미국 애틀란타 출신의 페이 웹스터는 이미 15세라는 어린 나이에 인터넷을 통해 셀프 메이드로 앨범 [Run and Tell]을 공개한 경력이 있다. 또한 고등학생 재학시절에는 PSA라는 랩 그룹의 멤버로도 활동하였다고 한다. 대학에서 작곡 공부를 하던 중에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되고, 현재 가장 잘 나가는 힙합 트리오 미고스(Migos)의 멤버 오프셋(Offset)을 비롯 중학교 동창인 릴 야티(Lil Yachty), 런 더 주얼스(Run The Jewels)의 킬러 마이크(Killer Mike), 그리고 D.R.A.M 등을 촬영하게 된다. 이들 대부분이 힙합 아티스트들이었고 또한 그녀와 같은 애틀란타 출신이었다. 2017년, 애틀란타에 위치한 어풀(Awful) 레코즈를 통해 셀프 타이틀 앨범 [Faye Webster]를 발표하면서 큰 주목을 받게 된다. 그녀는 이미 학생 시절 때부터 의욕적인 아티스트로서 활약해갔는데, 어풀 레코즈의 이더리얼(Ethereal)의 트랙을 집에서 녹음할 때는 부모님을 깨우지 않기 위해 조용한 목소리로 녹음했다. 그리고 이렇게 힘 안들이고 조용히 부르는 것이 이제는 그녀의 보컬 스타일로써 자리 잡혔다. 세계적인 인디 뮤직 레이블 시크리틀리 캐내디언(Secretly Canadian)으로 이적한 그녀는 레이블 메이트인 스텔라 도넬리(Stella Donnelly)의 북미투어를 함께 하기도 하였다.
[Atlanta Millionaires Club]의 전체적인 사운드는 우리가 흔히 들을 수 있는 현대적인 느낌을 되도록 피하려 하였다. 사운드를 활용하는 방식에서는 또 알리야(Aaliyah)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런 설명과 그녀의 배경을 확인해보면 음악을 듣기 이전부터 꽤나 흥미롭게 다가온다. 무엇보다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작품임을 강조하고 있다.
나른하면서 러블리한 팝 싱글 'Room Temperature'는 공개된 뮤직비디오처럼 나른한 하와이안 테이스트가 엿보이며, 랩 스틸 기타가 전면에 드리워져 있어 트로피컬 분위기를 한층 강조해낸다. 랩 스틸 기타 소리는 앨범에서 종종 확인할 수 있는데 'Right Side of My Neck' 같은 곡에서는 AOR의 분위기를, 그리고 'Hurts Me Too'와 'What Used to Be'에서는 컨트리의 무드를 각각 발산해내고 있다. 차분한 템포의 알앤비 팝 트랙 'Kingston'은 페이 웹스터의 가장 본질적인 곡이라고 할 수 있다. 래퍼 파더(Father)가 참여한 'Flowers'에서도 꿈꾸는 듯한 루즈한 무드가 이어진다. 달콤한 블루스 트랙 'Jonny'의 경우 페이 웹스터가 정직하게 조니에게 하는 말을 그대로 담고 있다. 그녀는 사람의 이름을 바꾸지 않았다고 하는데 마치 옛날 알앤비 앨범 같은 나레이션으로 이뤄진 'Jonny'의 리프라이즈(Reprise) 트랙의 가사에서는 이것이 사랑 노래로 만든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그렇다고 생각한다는 대목이 있기도 하다. 본 작이 지극히 개인적인 앨범이라는 것을 재차 강조하듯이 말이다.
페이 웹스터는 대놓고 감정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여기에는 성장하면서 오는 아픔과 기쁨의 감정을 폭넓게 담아내고 있다. 재즈와 감미로운 어번 소울로 구성된 페이 웹스터의 [Atlanta Millionaires Club]은 한음 한음이 모여 독특하면서도 익숙한 사운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미국의 전통적인 방식들을 평온하고 여유로운 태도로 조용히 뒤집어 버리고 있기도 하다. 이 다재 다능한 작가는 섬세하면서 순수한 음색으로 동시대의 젊음이들의 삶과 스스로의 삶의 이야기를 유유자적 기록해 나아가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