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주 [영원히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故 권혁주, 그의 두 손으로 듣는 [초현실적 존재의 현실화]
5년 전, 우리의 곁을 떠난 그가 남긴 모든 음악을 기록해가는 프로젝트
2011년 연주 실황
아티스츠카드의 권혁주 메모리얼 프로젝트.
그가 연주한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흔히들 파가니니를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 부르는 이유는, 어딘지 모르게 음험해 보이는 그의 외형 때문만이 아니다.
작품 번호 1번, ‘24개의 바이올린 카프리스’라 불리는 이 작품은 연주자를 극한의 극한까지 몰고 간다.
연주자를 쉬이 광기로 몰고 가버리는 이 작품을 토대로, 그는 초현실적 존재에 비견하는 아티스트가 된 것이다.
권혁주 또한 이 마스터피스에 가장 잘 어울리는 연주자로 손꼽기에 부족함이 없다.
바이올린은 독주 악기이다. 실은 파가니니 이후로 독주악기가 ‘아닐 수 없게’ 되었다는 게 옳은 표현일 것이다.
그만큼, 파가니니의 ‘24개 카프리스’는 한대의 바이올린으로 완벽한 음악을 구성한다.
하지만 그 초현실적인 난도 덕분에 이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아티스트는 그다지 많지 않다.
권혁주가 이를 달성한 데엔, 그의 화려한 테크닉 이면에 새겨진 그만의 감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누가 연주하느냐에 따라 바이올린만큼 다른 소리를 내는 악기가 있을까.
그가 연주하는 이탈리아산 과다니니는 소위 명기라 불릴만큼, 팔색조같은 음색을 뿜어낸다.
하지만 이 악기가 모든 이의 손에서 이 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다.
권혁주가 그만의 감성과, 철학을 담아 현을 그을 때, 명기는 비로소 빛을 발한다.
또한 그 아이덴티티는 명기를 넘어 자신만의 컬러를 여지없이 펼쳐낸다.
그의 손안에서 파가니니의 카프리스는 비로소 그 초현실적 사운드를 사방에 찬란하게 울리는 것이다.
이제 권혁주가 연주한 파가니니의 ‘24개 카프리스’ 중 ‘4번’과 ‘24번’을 들어보자.
흔히 알고 있는, 겨우겨우 음표를 틀리지 않은 채 완곡을 해내는 여느 연주와는 다르다.
명장이 명기를 다룰 때, 그리고 그 명기를 넘어설 때 구현하는 가장 악마적 사운드를 몸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2016년, 5년 전 먼저 우리 곁을 떠난 권혁주가 남긴 유니크한 감성.
이 앨범을 통해 그가 남긴 [초현실적 존재의 현실화]를 제대로 느껴보길 바란다.
[Tracks]
1. Paganini 24 Caprices for solo violin Op.1 No.24 in a minor
2. Paganini 24 Caprices for solo violin Op.1 No.4 in c min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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