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수 [망가진 나침반을 들고]
애초에 처음부터 나에게 제대로 된 나침반은 없었다. 네가 없는 길은 어디를 가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미로였고 길을 잃어도 함께 헤맬 수 있다는 것의 행복을 뒤늦게 깨달았다.
1. 축하해
그렇게 슬프게 날 쳐다보지 마. 오늘은 좋은 날이잖아. 나약한 나에게로부터 자유롭게 날아갈 수 있는.
2. 한없이 가벼워라
결국엔 나 자신이 제일 우선인 이기적인 사람이라 멍청하게 몇 발 늦게 너의 부재를 시리도록 아파한다. 너에게 반한 많은 것들이 착각이었다고 내 마음을 애써 마취하다가 어디를 도망쳐도 너의 그늘 속에 다시 돌아오게 되는 한없이 가벼운 내 사랑이 싫다.
3. 선택적 외로움
내가 만든 외딴섬에서 잠시 쉬고 올래.
4. 시들었던 나의 밤들은 또다시 피어나고
아직도 널...
5. 자라날게
먼 길을 돌고 돌아 이렇게 너를 다시 만나게 된 건 기적 같은 일이니까 지금은 나에게 물을 주지 않는대도 우리를 위해 어떻게든 다시 자라날게.
6.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이해해야 하는 이 세상에서
사랑은 참 놀라워, 너와 함께면 우울한 일들은 별거 아닌 게 되고 좋은 일들은 다 네 덕분인 것처럼 느껴지니까.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이해해야 하는 이 세상에서 사랑을 이길 수 없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우린 늘 함께하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