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령 [조혜령 해금 Vol.1 Academism]
해금연주자 조혜령은 해금의 단순함과 강인함, 그리고 해금이 가지고 있는 마치 모래(sand)와 같은 거칠음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해금의 줄과 활대가 만나서 만들어내는 음색은 나무 재질과 사포(砂布, sandpaper)가 만나는 것처럼 거칠면서도 그것이 균일하게 마찰하면서 만들어내는 묘한 매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조혜령은 ‘해금 아카데미즘’이라는 주제로, 해금의 아카데믹하고 다양한 테크닉을 보여줄 수 있는 창작곡 다섯 곡을 선별하여 앨범에 담았다. 거친 듯 시원한 느낌을 주는 해금 특유의 음색과 매력이 많은 이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란다.
1. 춤 사리기
작곡 이해식 / 해금 조혜령 / 장구 서수복
해금 독주곡 [춤 사리기]는 [춤+사리기]다. [사리기]는 가지런히 잘 정돈된 상태를 뜻한다. [춤 사리기]는 전통적인 국악기로는 다소 무리한 증감 음정의 연주 position과 전조가 사리기 된다. 또 다박자(multi metr)와 한배 등이 혼돈(chaos)된 가운데 세밀함(detail)으로 얽혀서 전통적인 5음 중심과 bar rhythm 장단에서 일탈하고 반란한다. 즉 일탈과 반란이 사리기된 작품이다. 해금 조현은 a와 e'음이며 작품의 골격은 아래와 같다.
a는 ♪=ca. 114, g'(중려)로 시작되지만 조중심은 조금씩 흐려진다.
b는 ♪=ca. 152, 5/8박자. 애매한 조중심이 곧 bb (이칙)으로 안정된다.
c는 ♪=ca. 168, 12/8박자. a'(임종) 중심의 계면조로 시작되는 리드미컬한 부분이다.
d는 b를 12/8박자로 변주한다.
e는 ♪=ca. 144, a를 d'(황종) 중심의 계면조로 변주한다.
-영남대학교 명예교수 이해식
2. 진혼 鎭魂
작곡 조원행 / 해금 조혜령 / 가야금 문양숙
저 언덕 넘어 이승의 마지막 발자국을
다소곳이 밟으며 환한 미소로 손을 흔드는 님이시여
부질없는 삶의 집착과 욕심의 굴레를 털어버리고
새로운 세상의 설렘을 반갑게 맞는 님이시여
오늘도 당신의 흔적이 마냥 그립습니다.
-작곡가 조원행
3. 해금과 가야금을 위한 이중주 ‘엇소리’
작곡 강준일 / 해금 조혜령 / 가야금 최인영
우리 삶의 주변에서 들려오는 흔한 소리들 중에서도 찾아내는 일은 흥미롭고도 즐거운 일이다. 이런 소리들은 음악이랄 수는 없지만 조금 튀는 소리, 그러면서도 왠지 끈끈한 사람 사는 소리, 이것이 바로 “엇소리”다.
첫 곡은 여럿이 일하는 중에 저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소리, 몸짓, 등을 담았다. 그러다가 가끔 다투고 소리도 지르지만 바로 다시 평정을 찾기도 하는 정경을 둘째 곡에 담았다. 셋째 곡은 겨울 밤 골목길에서 들려오는 야참 파는 장사꾼 소리. 왠지 푸근하고도 정겨운 추억을 남긴다. 한편 주막에서는 술 한잔에 취기가 올라 어깨를 들썩이며 흥을 돋아 서로의 정을 나눈다. 그러다가 결국은 흩어져서 각자의 보금자리로 돌아가는 것으로 곡이 끝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강준일
4. 해금과 가야금을 위한 ‘新다스름’
작곡 안현정 / 해금 조혜령 / 가야금 박세연
여기에 길이 있다.
빛은 왔다가 가고 다시 돌아온다.
길이 당신더러 춤추자고 하면 좋다고 말하라.
한 발짝의 걸음도 여행이 되고 단 하나의 소리도 노래가 된다.
-알렌게이레바인의 시 ‘길’ 중에서
우조 다스름의 전통 선율에서 시작하여 현대적 선율로의 음악 여행에 몸을 담아보자.
음악을 연주하기 전에 짧게 연주하는 ‘다스름’이 춤이 되고 도래가 된다면 그 자체로도 완성된 음악의 길이 될 것이다.
-작곡가 안현정
5. 가을을 위한 도드리
작곡 이건용 / 해금 조혜령 / 가야금 박세연 / 대금 이창우 /
피리 안은경 / 아쟁 배문경 / 퍼커션 서수복
“머지 않아 우리들 차디찬 어둠 속에 잠기리니, 잘가라. 너무나도 짧았던 우리의 힘찬 여름빛이여~”
-보들레르 [가을의 노래]의 첫 두 행
위의 싯귀는 젊은 시절 이래 나의 많은 작품의 주제 혹은 배경이었다. 힘찬 여름빛에 관한 곡도 썼지만 차디찬 어둠에 대한 노래도 많이 불렀다. 아니 그보다 더 많이 이 둘 사이의 과정 혹은 대비를 음악으로 만들었다. 해마다 우리는 차디찬 어둠에서 힘찬 여름빛으로의 과정을 겪는다. 그리고 다시 차디찬 어둠으로 돌아간다. 이 곡에서도 여러 번 여러 가지가 나왔다가 가곡 다시 되돌아온다. 빠름 다음에 느림이 되돌아오고 첫 가락이 다음 가락에 이어 되돌아온다. 도드리라는 말은 그런 의미에서 사용되었다. 그런데 되돌아옴을 보는 시점이 가을이다. 즉 ‘힘찬 여름빛’에서 ‘차디찬 어둠’으로 가는 과정을 그린다. 가을의 도드리이다.
해금 독주와 국악 관현악을 위한 작품이지만 협주곡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해금은 관현악에 대립하기보다는 오히려 이끌어 가는 역할을 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이건용
[연주자 소개]
조혜령
국립국악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국악과 및 동대학원 졸업
現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단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박사과정
중요무형문화재 제17호 봉산탈춤 악사 전수자
음악 그룹 Leading Tone 동인
제17회 동아국악콩쿠르 금상 수상
국립국악원 주최 23회 전국국악경연대회 관악부 동상 수상
전주대사습 놀이 기악부 장려상 수상
경기도립국악단 대학생 협연의 밤 해금 협연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등단음악회 해금 협연
KBS 국악관현악단 신인음악회 해금 협연
69회 조선일보 신인음악회 해금 산조 독주
백암아트홀 초청 밥제임스 내한공연 해금 협연
해금 독주곡 ‘시간의 빛’ 초연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청소년음악회 해금 협연
난계국악축제 해금 협연
해금 독주곡 ‘추억으로의 여행’ 초연
제1회 조혜령 해금 독주회
제2회 조혜령 해금 독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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