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위(ONEWE) 기욱, 영화의 한 장면을 담은 두 번째 미니앨범 [現像(현상) : 소년의 파란] 발매
타이틀곡 ‘내 영혼에 낸 Scratch’, 소중했던 추억과 기억이 바래져 간다
실력파 밴드 원위(ONEWE)의 멤버 기욱이 11월 15일, 약 7개월 만에 두 번째 미니앨범 ‘現像 : 소년의 파란’으로 돌아왔다. 데뷔 이래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독보적이고 확고한 본인의 음악성을 입증하고 있는 기욱은 이번 앨범 또한 전곡 자체 프로듀싱에 참여하며 아티스트적인 존재감을 보여줄 예정이다.
지난 4월 발매한 첫 번째 미니 앨범 ‘Psycho Xybernetics : TURN OVER’는 ‘타임머신’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다양한 시간을 담은 ‘시간 여행’을 선사하였다면, 이번 두 번째 미니앨범 ‘現像 : 소년의 파란’에서는 ‘영화’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청춘이 느끼는 매 순간의 감정을 다양한 장르에 빗대어 풀어냈다. 필름 속 각인된 한 장면처럼 깊게 새겨진 감정을 담은 트랙리스트를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기욱’이라는 한 편의 영화를 만날 수 있다.
타이틀곡 ‘내 영혼에 낸 Scratch’는 기욱의 자작곡으로, 멜로디컬한 피아노 라인을 필두로 소중했던 추억이 기억에 바래져 가는 모습을 서정적이고 웅장한 밴드 사운드로 표현하였다.
이번 두 번째 미니앨범 ‘現像 : 소년의 파란’은 타이틀곡 ‘내 영혼에 낸 Scrarch’을 포함해, ‘Intro : Foreverest (영원의 숲)’, ‘보도블록123 (Block123) (Feat. 문별 of MAMAMOO)’, ‘추월 (Overtake)’, ‘Happy or Not? (Feat. RARE, Gray Dot)’, ‘Penrose Stairs (Feat. 용용(YongYong), 이도 of ONEUS)’, ‘My Blue’, ‘Outro : 한 소년의 촛불 (Dresden)’까지 총 8개 트랙으로 전곡 자작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Intro : Foreverest (영원의 숲)
Lyrics by 기욱 / Composed by 기욱, Gray Dot / Arranged by Gray Dot
#1. Animation
머리가 지끈거리면서 이유를 알 수 없는 두통이 시작되었다.
머리칼 사이사이로 까슬하게 돋친 촉감을 느낄 수 있었고, 불현듯 나는 그것이 나의 그림자임을 깨달았다.
그것은 크기를 키워가며 드러났고, 천근 같은 나의 그림자가 넘쳐흘러 감을 여실 없이 보여주었다.
이 뿔은 어디서 왔기에, 나의 어둠의 존재를 이토록 명확하게 할까
고달픔이 쌓여갈수록 뿔의 단층이 쌓여가는 세상.
드러난 뿔은 쉬이 없어지지도 들어내지지 않았지만, 단 한 곳. 영원한 휴식의 선사하는 영원의 숲에서는 가능했다.
우리의 아름다움을 찾아 줄 숲으로.
그림자 또한 어둠을 잃어갈 행복의 성역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내 영혼에 낸 Scratch
Lyrics by 기욱
Composed by 기욱, 전다운(RBW)
Arranged by 전다운(RBW), 기욱
#2. Drama
단단상약했던 사이는 떨어질수록 단단했던 만큼 깊은 상처를 남긴다.
떨어진 단면은 예리하지 않아서 울퉁불퉁한 표면 사이로 상처는 곪았고, 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긴 시간 동안 소중했던 추억은 바라졌고 이제는 가렵지도 않은 상처라 여겼다.
혼자여도 서 있을 수 있다고 여겼다.
네 번의 계절이 지나, 다섯 번째 계절이 돌아왔을 때
너의 하늘 아래 내가 서 있었고, 나의 땅 위에 너의 하늘이 있었다. 꼭 이 생애가 아니더라도 너와 함께할 것이기에.
나는. 혼자여도. 서 있을 수 있다고. 믿었다.
잠결에 불어온 추억 속에 너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았고, 나는 또다시 떨어져 나간 단면을 긁어내며 너를 기억했다.
너의 하늘 아래에서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형체가, 그 웃음이 누구의 것이었는지 희미해질 때 폐부 깊숙이 숨을 몰아넣어 너를 기억했다.
갑작스럽게 깊은 상흔이 아파질 때, 나를 고통 속에서 꺼내 준 너를 전에도 만난 것 같은 ‘기시감’이 들 때
너를 기억해 내야 하는 그 순간순간 우리의 비운을 원망했다.
너는 내 영혼에 새겨진 깊은 상흔이었고, 나의 심장을 재구성하였다.
천년이 지나도 또다시.
보도블록123 (Block123) (Feat. 문별 of MAMAMOO)
Lyrics by 기욱, 코코두부아빠(RBW)
Composed by 기욱, 코코두부아빠(RBW)
Arranged by 코코두부아빠(RBW)
#3. Melo
너를 데려다주고 오는 길, 무척이도 밝은 새벽달과 함께 걸어왔다.
네가 내어준 너의 인생 한켠에 내가 있음에, 나는 어느 밤을 걸어도 발길이 닿는 족족 대낮과도 같았다.
분명 너를 데려다주고 돌아섰는데도 왜 너는 달과 별이 되어 새벽을 밝혀줄까
다시금 문득 네가 보고 싶어졌다.
새벽달과 함께 나는 다시 너에게로 향한다
서향조차도 천리를 못 간다고 하는데, 바람결에 날리는 네 잔향을 따라 걸어가는 보도블록 123개.
너의 옥탑방으로 뛰어 올라가며 밟히는 수많은 계단이 ‘감수해야 하는 불편함’이 아니었을 때
나는 너를 사랑한다는 걸 깨달았다.
추월 (Overtake)
Lyrics by 기욱
Composed by 기욱, 전다운(RBW), mediumrarecookies, 8:59(팔오구)
Arranged by 전다운(RBW), mediumrarecookies, 8:59(팔오구), 기욱
#4. Action
가쁜 숨을 토해내며, 있는 힘껏 달려 나갔다.
브레이크는 듣지 않았고, 계속 속력을 높이다 보면 결국에는 충돌한다는 것도 안다.
이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결국 감정이 몸을 지배했고, 더욱 속도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
고양이처럼 도망가는 너의 꼬리 끝을 맹목적으로 바라보며 달려 나갔더니 길을 잃은 듯했다.
너무 서둘렀던 탓이었을까. 분명 그 끝을 보며 달렸는데 돌아보니 나는 너를 추월해 저 멀리 앞질러가 있었다.
집착은 너마저 흐리게 했고 숨이 찬 내 사랑은 점점 동선을 잃고 선을 넘어버렸다.
힘이 풀려버린 심장, 두 무릎을 감싸고 잠시 숨을 고르다 발밑으로 뚝 떨어지는 한 방울.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며 한동안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에 서 있었다.
어두운 긴 터널 속 희미한 불빛처럼, 저 멀리서 날 보며 웃고 있는 너.
그 모습에 ‘가시밭’이라는 표지판을 뒤로한 채 다시금 속력을 높여 흐릿해진 널 두 눈에 가득 담았다.
그리고 걸음 걸음마다 네게 전할 문장들을 떨군다.
‘너에게 가는 길이 가시밭이어도 상관없어. 그래도 너의 세 손가락 안에는 들었으면 해’
Happy or Not? (Feat. RARE, Gray Dot)
Lyrics by 기욱, Gray Dot, RARE
Composed by 기욱, Gray Dot, RARE
Arranged by Gray Dot
#5. Mystery
한 장의 전단지가 전신주에 붙어 나부끼고 있다. 팔랑팔랑
평소에는 신경 쓰이지 않았을 그 한 장이 왜 그토록 눈길을 잡아끌었을까.
“Happy or Not?”
검은색과 흰색으로 이루어진 전단지에 적힌 문장은 기묘한 기분을 불러일으켰다.
매우 행복하지 않다. 행복하지 않다, 보통이다. 행복하다. 매우 행복하다
매우 불행하다. 불행하다. 보통이다. 불행하지 않다. 매우 불행하지 않다.
만족도 조사와 같은 선택지가 머릿속에 떠오르며 무엇으로 답을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많은 사람은 불행 속에 있으면서도 애써 행복 속에 있는 자기 모습을 상상하며 조사에 임한다는 이야기가 다시금 문뜩 떠오르며, 나 또한 그런 것은 아닐까.
지금 이 기분은 나의 기분인 걸까, 내가 상상하는 기분일까.
기묘하고 기이한 기분이 들었다.
전신주에 붙어있던 전단지가 뒤집어지며 다른 문구가 나왔다.
“거짓 속에서 나와”
Penrose Stairs (Feat. 용용(YongYong), 이도 of ONEUS)
Lyrics by 기욱, 용용(YongYong), 이도(ONEUS)
Composed by 기욱, 용용(YongYong), 이도(ONEUS), LIVING PUFF
Arranged by LIVING PUFF
#6. Survive
피곤을 짊어진 채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문밖은 날 선 단어들과 깨진 유리 조각 같은 눈빛을 한 사람들의 절규로 가득했고 이젠 내 숨소리조차 소음처럼 들릴 지경이었다.
원하는 층수를 누르고 벽에 등을 기댔다. 잠시나마 찾아온 적막이 낯설게 느껴졌다.
엘리베이터가 멈췄고 문이 열렸다. 여전히 문밖은 시끄럽고 던지고 던져지는 상처들이 난무했다.
난 다시 닫힘 버튼을 눌러 더 높은 층수의 버튼을 눌렀고 그곳에서 내려다본 풍경을 보며 방금 전 그 상황들을 까마득한 과거라고 치부했다.
그리고 다시 문이 열리면 …
모든 층수의 버튼을 다 눌러봐도 결국 도착지는 다시 이곳.
돌고 또 돌아도 반복되는 현실을 부정한 탓일까.
저 위에서 내가 바라본 풍경은 허상이었나.
속고 속이는 건 결국 나 자신이었다.
그럼에도, 영원히 상승할 수 없는 펜로즈의 계단처럼, 결코 다다를 수 없는 그 어딘가를 꿈꾸며
고장 난 나의 엘리베이터의 닫힘 버튼을 누른다.
My Blue
Lyrics by 기욱
Composed by 기욱, Gray Dot
Arranged by Gray Dot
#7. Narrative
푸른 바다를 유영하는 고래에게 인간의 선악은 먼지보다 작다. 그는 그저 독야청청(獨也靑靑) , 맑음 속에 있길 바랄 뿐이었다.
악이 현명하다고 말하는 세상
그런 세상 속에서 물에 섞은 듯한 그의 청렴(淸廉)은 누군가의 비웃음거리가 되었고, 누군가 공기 중에 흩뿌린 푸른 말들은 그의 하늘에 푸른 별빛을 거둬들였다.
가끔씩 바다의 지표면으로 올라와 별빛을 보던 그를 즐거움을 앗아갔다.
많은 물결이 치고 지나가는 그의 청춘(靑春)은 파란으로 가득했다.
고래는 깊고 푸른 바다에 그저 존재할 뿐이다ㅡ.
이번 생에도, 다음 생에도
Outro : 한 소년의 촛불 (Dresden)
Lyrics by 기욱, 카유하시(Kauhaxi)
Composed by 기욱, 카유하시(Kauhaxi)
Arranged by 카유하시(Kauhaxi)
#8. Musical
유난히 추웠던 겨울, 그 영하의 온도는 비단 날씨뿐만이 아니었다.
빈틈없던 우리 사이에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금세 꺼져버린 촛불.
모두가 행복해 보이는 12월의 축제 속 혹시나 네가 있지 않을까
눈 덮인 거리를 홀로 서성이다 너와 함께했던 이곳에 찍힌 내 발자국 하나가 너의 부재를 각인시킨다.
마지막 소절이 흘러나오는 노래와 하나둘 꺼지기 시작하는 불빛, 제 할 일을 끝낸 듯 서서히 굳어가는 회전목마.
마치 영화가 끝난 듯 바삐 사라지는 사람들 속 아직 떼지 못한 내 두 발은 후회와 추억, 그 어딘가에 서서 너를 찾는다.
‘너 없이 행복할 수 있을까, 이 겨울을 보낼 수 있을까’ 답 없는 물음만 수천 번째.
너와의 기억이 점점 작은 점이 되어 사라질까, 나는 눅눅해진 심지에 다시 불을 붙인다.
영화 같았던 그때를 떠올리며 꽤나 긴 겨울에 머문다.
한겨울 한 소년의 촛불, 한 없는 한 소녀의 등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