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옆 테이블에서 살벌하던 그 커플은 어떻게 됐을까?
-오씰 신곡 도돌이표-
도돌이표는 절제된 사운드 위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밴드 오씰의 재능이 돋보이는 곡이다. 소위 말하는 안정적인 괜찮은 연애 관계를 이어가다가 별안간 이별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노래를 들으면서 지나간 그 사람과의 답답했던 시간들로 돌아가 조금은 괴로워질 수도 있다.
신곡 도돌이표에서 재미있는 요소는 마치 까페에서 분위기가 좋지 않은 커플의 대화를 엿듣는 것 같은 흥미진진한 진행이다.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먼저 나오는 화자는 상대방에게 확실한 대답을 요구하고 있지만 드럼비트가 나오면서 등장하는 화자는 말을 피한다. 출구 없는 대화를 이어가던 커플은 “워어 워우 워우어어”하며 괴로워한다.
일을 시작하고 발전하는 빛나는 시간 동안 우리는 들뜨기 마련이다. 연료를 맹렬히 태우며 달리는 중 들리는 잡음이나 발생하는 균열은 빠른 속도에 느껴지는 흥분감에 간과된다. 시간이 지나고 연료가 소진되어 갈 즘 더 갈 수가 없음을 알게 된다. 그동안 엉켜왔던 실타래는 너무 많이 엉켜 잘라서 끊는 방법뿐임을. 어떤 일이든 오랫동안 지속하기 위해서는 발생하는 디테일한 불협을 조율하는 동시에, 계속해서 새로운 연료가 되어줄 동기를 찾아야만 한다.
연인과의 관계, 사랑도 마찬가지이다. 사랑은 그 자체로 조율이고 동기가 되지만, 사랑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관계 생명력을 잃는다. 오씰의 새 노래에 등장하는 연인은 이 모든 것에 소홀해 한계에 다다랐다. 그간 둘에게는 수많은 경고신호가 있었을 테지만 들여다보지 못했다. 보였다 해도 그리 집중하지 않았을 것이다. 시작과 발전은 즐거우니까.
대화를 나누던 커플은 어떻게 됐을까. 보채던 사람이 결국 마음의 상처를 안고 이별을 고했을까? 대답을 피하던 사람이 한계를 인정하고 나쁜 놈을 자처하며 책임 있게 끝을 맺었을까? 아니면 이번에도 한 사람이 적정 지점에서 괜찮은 척하면 다른 사람은 기다렸다는 듯 부드럽게 다른 주제의 이야기로 넘어가 약 3주 정도의 유예 기간을 확보, 그 이후 다른 까페에서 다시 또 이 지난한 이야기가 나오게 됐을까? 노래 제목이 도돌이표인 데서 왠지 결말을 알 것도 같지만, 이 노래를 듣는 사람마다 그 추측 내지 바람은 다를 것이다. 우리 모두 “워어 워우 워우어어” 괴로워했었지만 그 결론과 결과는 다 달랐고, 저마다 그게 최선이었을 테니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