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예본 [춘하추동 (春夏秋冬)]
춘하추동은 사계절의 의미도 있지만 계절의 반복으로 새로운 시작을 끊임없이 이어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봄이 오면 봄의 계절을 즐기면서도 여름을 추억하고 겨울을 그리워합니다.
멈춰있지 않고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음악은 고여있지 않고 함께 흘러갑니다.
음악을 들을 때 형식보다는 자연의 미를 해치지 않는 국악의 가식없는 아름다움을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리듬과 변형되는 장단을 개인적으로 해석하여 사용하였고 기교와 화성은 절제했습니다.
피아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섬세한 연주 방식을 사용하여 선율적이면서도 음향적인 색감을 사용했습니다.
4계절의 주요음인 C-Db-Eb-F 등 4도 관계를 집중적으로 사용하여 전체의 흐름이 변격종지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계절의 명확한 경계선이 없듯이 각 계절연주 속에서 다를 계절을 느낄 수 있습니다.
1. 봄 ‘깨어나다.’ 생명이 솟아오르기 전 땅속에서의 몸부림의 시간을 다뤘으며,
작은 구멍 사이로 빛이 들어오면서 음악이 시작합니다.
2. 여름 ‘흘러가다.’ 찬란한 빛이 쏟아지는 계절이면서도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자연의 움직음들을 더 색채감있는 화성을 사용하였습니다.
3. 가을’쌓여가다.’ 바람이 차가워지고 공기가 낯설어지는 시기에 숲속에서 가을의 색이 쌓여
자연히 숭고함이 생깁니다. 살랑거리며 내려오는 낙엽의 점차 자연의 색을 만들듯이 나의 마음도,
감정도 이와 같아집니다.
4. 겨울’살아가다.’ 높은 창공에서 들려오는 하얀 솦속의 고독한 아름다움이 천지를 덮으면서도
나무 사이사이에선 숨 가쁘게 움직이는 물체들은 살기 위해서 오늘도 달리고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