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지아
'이루 말할 수 없는 수만 가지의 감정'
* 가을의 인사
가을이 왔다.
모든 걸
불태워 버릴 것만 같았던
시간들은 지나가고
타버려 남겨진 재처럼
흩어지는 이 계절은
쓸쓸함이 먼저다.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설레임이고 낭만이며
한숨 돌리고 다시 한번
시작할 준비를 하는
그런 계절이겠지...
가을이 왔다.
* 낯선
처음 마주치는 것
처음 시작하는 것
처음 만나는 것
처음 대화하는 것
처음 연주하는 것
처음 가보는 곳
처음 들어가는 문 앞에서
두렵다
어지럽다
답답하다
심장이 크게 뛴다
눈동자가 흔들린다
말을 더듬는다
이 공간을 벗어나고 싶다
* 나른한
늦여름,
아니 초가을 그 어디쯤
나른한 오후에
쇼파에 늘어지게 기대어
따뜻한 커피와 책을 두고
잠시 모든걸 멈추고
눈을 감는다.
행 복 하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