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연 Single ‘Will’
나의 완벽, 강박, 욕심, 거짓, 사랑, 자책, 기도, 여름에 대하여.
이 세상에 완벽한 건 없다.
나는 완벽해 지려다 바보가 된 적이 많다.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지점토 모형을 만들었던 적이 있다.
분명 처음 완성했을 때 정말 마음에 들었었는데,
거기서 멈추지 않고 나는 더 완벽한 모형을 만들고 싶었다.
'귀가 좀 더 왼쪽으로', '머리는 더 둥글게' 같은 생각들의 연속.
괜히 여기저기 손 보기 시작하니 내가 원하던 모양은 망가져 갔다.
엉망이 되어버린 모형.
그 이후 나는 지점토를 싫어하게 되었다.
지금의 나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아니, 아예 달라지지 않았다.
인간관계, 음악, 사소한 말과 행동 그 외 모든 것들에 대해서
나는 더 더 더 완벽함을 원했다.
하지만 난 결코 완벽할 수 없었고,
내가 원하는 것들은 신경 쓰면 쓸수록 더 망가질 뿐이었다.
나는 완벽하게 일을 해내지 못한 내가 너무 미웠다.
분명 나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더 이상 달라지는 건 없다', '완벽할 수 없다'라는 것.
2023년 여름.
드디어 나의 완벽과 강박을 버리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나의 바보 같은 모습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싶었다.
나의 말과 행동 모든 걸 억지로 완벽하게 하고 싶지 않아졌다.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려면 인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솔직할 때도 된 것 같다.
지긋지긋하고도 어지러웠던 나, 앞으로 달라질 나.
내가 할 수 있는 건 나의 다짐이 오래가길, 불타오르길, 온전하길 기도하는 것.
애써 괜찮을 거라고 바보 같은 날 위해 기도하는 것.
그뿐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