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완' [물]
‘물’은 한 가지 모습으로 머무르지 않고 계속 변화하여 늘 새롭게 다가옵니다.
시원한 시냇물, 반짝이는 바다, 하늘하늘한 보슬비, 차가운 얼음 그리고 뜨거운 눈물
하나의 모습으로 명명할 수 없는 우리 주변의 물에서 영감을 받아 열 두 곡에 오롯이 담아냅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물의 모습은 어떤가요 ?
물 속에는 시간이 흐릅니다.
새벽녘의 잠자던 얼음은 해가 뜨면 이슬이 되고 한낮의 맑은 물은 노을을 만나 영롱히 빛을 내고 뜨겁게 증발한 수증기가 차가운 밤을 어루만지기까지.
물 한 방울에는 하루가 담겨있습니다.
곡의 순서는 그 하루의 여정에 따릅니다.
흘러가는 시간에 음악을 띄워봅니다.
[곡해설]
아침 ‘물이 반짝반짝 빛나는 시간’
01 고래의 바다
울산 장생포를 떠난 고래 가족의 희망을 노래하는 음악입니다.
행복한 추억을 간직한 아기 고래가 힘차게 헤엄치며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춤추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02 벚꽃 띄운 시냇물
따스한 봄날 눈처럼 떨어지는 벚꽃이 드리운 시냇가를 걷는 상상으로 만들었습니다.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레는 마음으로 한 걸음씩 가볍게 걸어가 봅니다.
03 이슬별
아침의 이슬이 별처럼 반짝이는 모습
어제의 슬픔도 내일의 걱정도 잠시 내려놓고 지금 나에게 집중하고 싶은 순간
한낮 ‘물이 꿈을 머금고 있는 시간’
04 처마 밑 보슬비
비 오는 날 처마 밑에서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는 보슬비를 보며 산뜻한 여름 바람과 풍경소리를 피부로 느껴봅니다.
종종 지금 이 순간이 끝나지 않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봅니다.
05 물가루
소설을 읽다 처음 보게 된 이 단어는 ‘물과 가루’라는 상당히 다른 성질을 한 단어로 표현한 것이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안개와 같은 얇은 입자의 물방울들이 춤추는 상상을 하며 만들었습니다.
06 수묵담채
먹으로 그린 선과 먹색에 영향을 주지 않을 만큼 가볍게 채색하여 조화롭게 종이에 번져가는 먹과 물감을 표현하였습니다.
물감이 종이에 스며들며 번지는 듯한 음악이 가슴속에 은은하게 스며들길 바랍니다.
노을 ‘물이 나를 닮아가는 시간’
07 기억담은 운(雲)
나의 작은 기침소리가 그 순간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되는 부모님에게 드리는 곡입니다.
지금껏 받은 과분한 사랑에도 항상 부족함을 느끼는 모습에 좋은 기억만 드리고픈 마음입니다.
08 물수제비
어릴 적 가족들과 같이 물수제비 하던 추억을 떠올려봅니다.
잠자리가 날아들고 개구리 소리가 귓가에 맴돌던 날, 몇 번의 시도 끝에 성공한 물수제비는 세상 모든 걸 가진 아이로 만들어주었습니다.
09 얼음비
내리자마자 얼어붙는 비를 ‘얼음비’라고 합니다.
얼음비를 맞은 생물들은 차디찬 세월을 쓸쓸히 보내게 됩니다.
긴 겨울처럼 오늘의 이 밤이 길게만 느껴져 괜히 지난번 끝내지 못했던 고민거리를 집어 듭니다.
오래 붙들어도 달라지지 않는 걸 알지만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밤 ‘물이 나의 복잡함을 씻겨내는 시간’
10 표류하는 밤
잔물결조차 없는 물 위에 떠서 검은 바다를 가득 메운 달과 별을 보며 지난날을 떠올립니다.
11 삭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에 끼어있어 지구에서 달의 앞면을 확인할 수 없는 시기로 이 때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큽니다.
감정 기복이 커 쉽게 변하는 저의 마음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날이 있습니다.
12 눈물(세월호 추모곡)
흐르는 물 내 눈물아 언제까지 흘러가느냐
바다와 하나 되어 씻겨나가리 흐르던 내 눈물아
떠난 이의 슬픔과 남은 이의 눈물을 모두 바다로 흘려 보내고자 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