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포크 앨범의 40년만의 귀환>
청년들이 대중문화의 중심세력으로 떠오른 포크송 열풍시대에 최안순은 이미 1966년, 대표곡인 <황혼의 엘레지>를 빅히트 시키며 최정상의 위치에 오른 당대의 인기 가수였다. 이번에 재발매된 <꽃 피우는 아이> 앨범은 그녀의 음악적 변신을 시도한 포크앨범으로 자신의 결과물인 동시에 역사적인 김민기의 독집 탄생에도 자양분을 제공한 의미심장한 음반이다.
명곡들이 다수 수록된 이 음반이 그동안 일부 포크 마니아들에 의해서만 전설적으로만 회자되었던 것은 암울했던 군사정권 시대의 금지 흔적이 선명한 저주받은 걸작이기 때문이다. 김민기의 독집과 더불어 최양숙의 앨범이 한국 포크의 명반으로 대접받는 것은 이유가 있다. 김민기가 직접 클래식 기타 연주를 연주한 창작곡 ‘꽃 피우는 아이’와 서울음대 작곡과 여대생 김광희의 창작곡 ‘세노야 세노야’, 그리고 가을시즌을 대표하는 명곡 ‘가을편지’의 오리지널 버전이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재발매를 통해 국민가요로 사랑받고 있는 ‘가을편지’와 ‘세노야’를 가장 먼저 발표한 오리지널 가수가 최양숙으로 공식화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사실 최양숙의 <꽃 피우는 아이> 음반은 완벽한 포크앨범은 아니다. 1면은 창작 포크송이 아닌 추억을 자극하는 친숙한 곡들로 포진되어 있다. 하지만 평범한 가요 음반인 초반과는 달리 재발매 음반은 기성 히트, 번안 곡들도 통기타 중심의 선율이다. 문제는 명곡으로 회자되는 포크송들이 대거 수록된 2면일 것이다.
김민기의 내공 깊은 클래식 기타 한 대와 최양숙의 품격 있는 보컬만으로 심플하게 편곡된 ‘꽃 피우는 아이’, ‘세노야 세노야’, ‘가을편지’의 오리지널 버전은 당대 대중가요의 수준을 예술적 경지로 견인했다고 평가하고 싶을 정도로 감동이다. 클래식한 창법으로 들려준 최양숙의 노래들은 1960년대 한국 대중가요의 격조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대중가요사상 가장 우아했던 여성 보컬리스트의 열정과 도전정신이 담긴 그녀의 명품 포크앨범이 40년만의 극적으로 귀환한 것은 그 자체로 감동이다.
한국 포크의 저주받은 걸작 최양숙 <꽃 피우는 아이> 앨범의 부활은 그동안 비싼 가격에 거래되던 대중가요 음반의 재발매란 상업적 이유보다 금지로 인해 칙칙한 지하에 봉인되어 오랜 기간 숨죽여 온 중요 명곡들의 복원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넓고도 크다.
- 글 /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