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가 달리는 동안은 우리도 앞을 향하는 거야. 어떤 움직임 없이도, 아무 말을 하지 않더라도 그래. 서로의 눈에 비친 각자. 그간의 너와 나에 대해서 생각해. 꽃이 피고, 노래를 부르고, 빛이 훌쩍 뛰어오르고, 쏟아지던 비가 눈으로 바뀌곤 했지. 우리는 봄과 가을이 없는 사랑을 해.
사랑이 무어냐 물어보는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떠나가자. 그곳엔 아마 사랑이 아닌 것이 없겠지. 사랑은 그냥 사랑인 건데, 세상엔 말들이 너무 많아. 그렇지 않니? 내가 나이고 너는 너, 그리고 우리는 우리인 것처럼.
오랜지 색 풍경이 모두 차창을 지나고 마침내 기차가 속도를 늦추어도 우리는 서로를 마주할 거야. 우리는 남아있어. 그랬던 모습 그대로. 사랑을 말하자. .... ....